알기쉬운 토질과 작물선택
농업과학기술원 민원상담관
농학박사 정연태(jyt0914@rda.go.kr)
1. 머리말
세상사람들은 흔히, 흙을 「만물의 어머니」라고도 하고, 때로는 인간도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라고 말한다. 이는 흙 속과, 흙 위의 생명체들이 먹이사슬을 통하여 먹고살아 갈 수 있도록 식량자원을 생산.제공하고, 먹고 남은 찌꺼기와 폐기물을 생산활동에 다시 쓸 수 있도록, 분해 해 주는 순환을 맡고있기 때문이다.
흙의 성질은 타고난 형질 위에, 인간의 기술이 가미되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띈다. 각 고장의 특산물이나 명산물을 소개할 때면 항시 자기고장의 농산물 품질이 특출한 이유를 「토질」과 「기후」가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토질의 어떤 면이 영향을 미친 결과인지를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서 우리는 흙의 성질과 작물 생육이나 품질과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토양학」이나 「흙」에 관한 자료와 서적은 매우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알아보기를 포기하고 만다.
실제로 흙에 관한 대부분의 전문서적들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는 알기 쉬운 부분은 무시하거나 잘 알지 못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양분상태나, 미생물상(微生物相) 등을 너무 강조한 결과이며, 토양분야 전문종사자들이 되 새겨 보아야 할 일이다.
2. 흙이란 무엇이며 왜 성질이 다른가?
흙은 여러 종류의 바위가 잘게 부셔져서 운반(운적토)되거나, 제자리에 남아서(잔적토), 혹은 식물체가 죽어서 쌓인 뒤, 주변환경(기상조건, 지형, 모재의 종류, 생물의 영향 등)이 장구한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쳐 만들어진 지구표면의 부드럽고 아주 얇은 부분이다. 비록 얇은 층이지만, 그 기능이 막중하기 때문에 흙을 잘 알고, 잘 이용하고 또 잘 보존하여야 한다.
즉, 흙을 만들어지게 하는 요인(토양생성인자)인 모재(무기질, 유기질 등), 지형(산, 야산, 산록, 곡간, 평지 등), 기후(온대, 열대, 한대, 습윤 또는 건조기후 등), 자라거나 살고있는 동식물, 토사나 유기물이 쌓인 후의 경과 시간 등에 따라 성질이 각기 다른 흙이 만들어진다. 즉 이들 5가지 인자의 미친 영향 차이에 따라 다르다.
3. 흙의 성질을 다르게 하는 인자들의 영향
○ 기후: 세계적 차원서는 기후가 토양의 성질을 다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지만, 우리 나라는「온대습윤기후」에 속하는 작은 나라이므로 남쪽의 약간 기온이 높고, 강우량이 많으며, 태풍 등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북쪽으로 갈수록 그 반대인 것, 외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바다와 강, 산과 들이 가미된 국지기상까지를 염두에 두면 매우 다양하다.
○ 지형: 흙 표면(겉가죽)의 생김새를 말하며, 기후가 동일한 우리 나라 토양의 성질이 달라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높은 곳에서부터 살펴보면, 산 정상부에는 고원과 완경사지가 있고, 그 아래로 급경사지인 산복(山腹:산허리), 다시 완경사지인 산록(山麓: 산발치)이 있다. 산 어귀에는 더욱 완경사지인 선상지, 곡간 등이 있고 이들이 우리 나라에서 흔한 지형이자 농경지 지형이다. 곡간이나 산록과 평야지 중간에는 대지(臺地: 평지보다 약간 높은 준평지)가 있다. 그리고 평탄지(하천의 운반물질이 쌓인 하성평탄지, 강물과 바다물이 합하여 퇴적된 하해혼성평탄지 등)가 들판을 이루고 있다.
전국 농경지 토양의 지형이나 토성 경사도 등은 각 시군별로 발간되어 있는 정밀토양도(精密土壤圖)에 잘 표시되어 있으므로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알아 볼 수 있다.
○ 모재: 모재란 흙이 만들어진 어미물질을 말한다. 즉 바위풍화물(무기모재)이냐, 니탄 등의 유기모재냐? 와 더불어, 바위풍화물이 제자리에 남은 것이냐? 혹은 운반된 것이냐? 바위의 종류(화강암, 석회암 등)에 따라 다르다. 지형 다음으로 중요하다.
그러므로 자기 고장이나 자기 밭의 성질을 알려면 모재와 지형을 알아야 한다.
또한 토성도 모재와 지형에 따라 결정된다.
○ 생물과 시간: 농경지토양은 인간의 지배를 크게 받아, 작물이라는 인공식생이 자라므로 생물인자의 영향이 낮지만, 지렁이나 해가없는 소동물은 많을수록 좋다. 또한 기생선충 등은 없어야 한다. 최근에는 특히 남부지방에서 시설원예작물의 연작 등으로 선충의 밀도가 높아져 피해를 보는 흙도 많다. 윤작(특히 벼 등의 담수작물), 고온담수처리, 약제살포 등으로 선충을 없애야 한다.
흙은 풍화 또는 퇴적된 후 시간이 경과될수록 고유한 성질을 띄게되고, 너무 오래된 흙은 양분이 씻긴지 오래되어 오히려 농사에 불리하다.
중장비의 이용이 쉬워진 오늘날은 생물인자의 일부이었던 인간의 영향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자연지형이나 모재는 수 억 년을 두고 서서히 자연과 평형을 이루었거나, 이루어 나가고 있는 과정이므로 큰 문제가 없다. 반면에 인간은 하루 밤사이에 산을 평지로 만들거나, 늪지를 대지로 둔갑시키는 등의 개벽을 하므로 그 부작용 또한 크다. 이들과 같이 50cm이상으로 깎였거나, 덮힌 흙, 광산지대의 오염지, 경지정리 등으로 심하게 섞인 흙 등을 「인위토(人爲土)」라고 한다. 인위토는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직접 해를 주거나, 원래지층과의 투수불균형 등으로 딱딱한 경반층이 생성된다. 또한 침하(가라앉음) 등으로 배수가 나빠져서 뿌리의 부패와 병해의 발생원인 등이 되고 있다.
논에 원예작물(예: 경북 성주의 참외, 김천의 포도, 영주의 사과 등)이나 특용작물(예: 충남 금산의 인삼, 강원 평창의 당근과 양채류 등)을 재배코자 3-4년마다 30cm정도 높이의 흙을 여러 번 쌓아 만든 적토형 인위토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또 우려된다.
4. 눈으로 보고 또 만져서 알 수 있는 토양성질
사람의 맨 눈으로 볼 수 있고, 또 손으로 만져보아 알 수 있는 흙의 성질이 흙의 골격을 이루는 근본적 성질이며, 이것을 알면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미생물적 특성은 대체로 추측할 수 있다.
흙의 겉모습을 보고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지형(경사와 굴곡 정도 등), 흙의 색깔, 식물의 자람새 등이며, 구뎅이를 파서 흙의 수직단면을 만들어(사람을 해부하는 것과 동일) 토층의 형상, 심토의 토색과 반문(얼룩), 토성, 지하수위 등을 볼 수 있다. 이들 성질은 좀체 변하지 않는 타고난 특성이므로 먼저 이 골격특성이 각 작물에 적당한 상태이어야 한다.
○ 지형과 흙의 성질: 산악山岳)에는 바위 풍화물이 비.바람에 씻기면서 남은 결과이므로, 두께가 얇고, 가뭄도 잘 타며, 척박하다. 씻김(토양침식)이 적은 야산은 흙의 두께가, 심한 경사지인 산악보다 깊어서 가뭄도 덜 타고, 뿌리가 뻗을 수 있는 깊이도 깊다. 따라서 큰 나무들이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래된 황토흙(적황색토)은 너무 점질이고, 양분이 지나치게 씻겨 없어져서 척박할 수 있다.
고산악의 정상부는 평평한 고원지나 완경사지를 이루면서 토심이 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침식이 약한 결과이다, 반면에 산허리(산복)은 급경사로서 침식이 심하여 토심이 얕고, 바위가 노출되어 있는 수가 많다.
산록부(산록경사지)는 산사태로 이동된 토사물질(붕적물질)이 쌓인 지형이므로, 토심이 깊고, 물 빠짐도 좋으므로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큰 바위조각 등이 표면이나 표토에 많다면 밭을 갈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유실수나 과수원, 혹은 초지로 이용함이 좋을 것이다.
산지(산정, 산복, 산록 등)의 토성은 모암(바위의 종류)과 침식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대체로 화강암은 모래질함량이 높고, 퇴적암은 미사함량이 많으며, 석회암은 점토함량이 높다. 또 침식이 작을수록, 토심이 깊으면서 점토의 함량도 높아진다.
계곡 물에 의하여 운반된 토사가 골짜기 어귀에 쌓인 볼록한 부채꼴 모양의 「선상지(扇狀地)」는 산악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매우 흔하다.
부채 손잡이 부분인 「선정부(扇頂部)」는 산록경사지와 비슷하여, 과수원에 적당하다. 지하수위가 낮고, 심토에 자갈과 돌이 많기 때문이다. 부채몸통에 해당하는 중간부분의 「선앙부(扇央部)」는 밭농사에 적당하지만, 부채 끝 부분인 둥근 가장자리의 「선단부(扇端部)」는 선정에서 땅속으로 스며든 물이 솟아 나는 부위이고, 세립질(細粒質)이므로 논농사에 적합하다.
그 아래의 곡간에는 더욱 작은 입자(세립질)들이 물에 씻겨 내려와서 쌓인 「곡간퇴적물」로서 양수분(養水分)지닐 힘도 크며, 경사지이기 때문에 지하수위가 낮아 밭농사에 적당할 것이다. 그러나 지하수위가 높아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곡간바닥(谷底部)이나, 곡간 아래쪽(곡간하부)는 논으로 쓰기에 적당하다.
하천이나 바다 물 등에 의하여 토사가 멀리 운반 퇴적된 충적지(충적평야)는 비옥하고 토심이 깊어 여러 가지 농사에 적합하지만, 국지지형에 따라 흙의 성질이 다르다. 이는 토성과 배수등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물줄기 가까운 곳은 약간 높은 자연제방이므로, 모래흙이 대부분이다. 반면에 물줄기에서 가장 먼 쪽인 산밑은 약간 낮은 배후습지이다. 이곳은 지하수위가 높아 물이 잘 빠지지 않으며 점질흙이므로 논으로밖에 이용할 수 없다.
이들은 가뭄우려가 적은 옥답이므로 수리가 불안한 시절에는 제사를 책임진 종가댁 몫이었으나, 현재는 벼의 물 빼기가 어렵고, 기계화적성도 낮으므로, 모래가 많이 섞인 논보다 오히려 천덕구러기가 되었다. 비료를 조금만 더 주어도 쓰러지고, 농기계작업도 어렵고, 이모작이나 하우스농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물의 영향을 받으면서 강어귀에 퇴적된 범람지나 간척지 등의 하해혼성평탄지도 토성이나 지하수위 등에 따라 적합한 작물이 다르다.
그러므로 지형은 토성(土性: 모래, 미사, 점토의 함유량으로 판단)과 지하수위, 경사도 등의 토양특성을 지배하므로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
○ 흙의 배수상태: 흔히 모래흙은 배수가 좋고, 점질토는 배수가 불량하다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흙의 배수상태는 “지하수위”, “물스밈성(透水性)”, “표면 물흐름(流去)” 등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들 세 가지 요소의 작용결과가 “토색”이다. 그러므로 배수상태를 알려면 단면의 토색(主土色 및 얼룩포함)을 보아야 한다.
배수가 “양호”하려면 지하수위가 낮고, 표면의 물 흐름이 있도록 약간 경사지며, 물스밈성이 빨라야 한다. 배수양호한 토양은 대부분의 밭 토양과 같이 주토색이 갈색, 적갈색, 황갈색, 적색 등 균일하면서 심토에도 얼룩(斑紋)이 없어야 한다.
배수 “약간양호”한 토양은 건답(이모작답)이나, 곡간바닥의 밭과 같이 지하수위가 100~80cm로 약간 높아서 심토가 연중 상당기간 동안 물에 포화되므로서 얼룩(회갈색,회색 등)이 생겨있다. 그러나 주토색은 갈색, 황갈색 등이다. 논은 물이 모자라지 않도록 유의하고, 밭은 경사가 없으면 습해를 볼 수도 있으므로 배수에 유의해야 한다.
배수 “약간불량”한 흙은 반습답과 같이 주토색이 회갈색, 회색이며, 얼룩은 적갈색, 갈색 등이다. 지하수위가 80~50cm로 비교적 높고, 유거도 늦은 평탄지이다. 배수 약간불량한 흙도 비가 적게 오는 겨울을 이용한 답리작이나, 하우스 등을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의 밭 작물재배는 어렵다.
배수 “불량 또는 매우불량”한 흙은 주토색이 암회색, 청회색 등이며 심토에는 얼룩이 거의 없거나 없다. 모래흙일지라도 지하수위가 높으면 배수“불량”한 사질습답이 될 수 있다. 사질습답은 천장천 지대에 흔하다. 지하수위가 50cm이상으로 높고, 지형이 평탄 또는 오목하여 주변의 물이 고인다. 대부분의 밭작물재배가 어렵다.
○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느끼는 토성: 토성은 모래, 미사, 점토의 함유비율로 결정되며, 밭작물은 이들 셋이 고루 섞인 「참흙(양토)」, 모래기가 약간 많은 「모래참흙(사양토)」,또는 점토함량이 약간 높은 「질참흙(식양토)」이어야 한다.
참흙은 손가락으로 부벼보면 까칠까칠한 모래기가 있으면서도 약간의 찰기가 있어 잘 뭉쳐진다. 모래참흙은 찰기가 거의 없어 약하게 뭉쳐진다. 한편 질참흙은 모래기가 거의 없거나 몇 알 정도로 느껴지면서 찰기가 강하다.
토성은 양분과 수분의 지닐힘을 지배하며, 물스밈성, 공기량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점질이 25%이상으로 많으면 밭작물에 좋지 않다. 점토25%는 물기 있는 흙을 빚어보면 수제비와 같이 빚어진다. 점토함량이 많아질수록 빚어질 뿐 아니라, 부벼 보면 국수가락과 같이 “가락(土棒)”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논으로는 쓸 수는 있지만, 밭으로는 좋지 않다.
그러므로 밭 토양은 빚어지지 않거나, 겨우 빚어질 정도로 모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모래흙(모래 80%이상)이어서, 습기가 있어도 뭉쳐지지 않으면 양분과 수분지닐힘이 약하여, 양분부족과 가뭄피해가 염려된다. 약간 습기가 있는 반습토를 주먹으로 쥐어보면, 흙덩이가 만들어지고, 손바닥에 굴려보면 쉽게 깨어지는 것이 적당하다.
5. 흙의 성질에 맞는 작물과 적합한 흙 만들기
흙의 성질을 파악하여, 그 성질에 알맞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토지자원이 풍부한 나라나 지역에서만 흙의 성질에 알맞는 작물을 골라 심을 수 있다. 즉 적지적작(適地適作)이 가능하다.
불행하게도 우리 나라는 토지자원이 극히 제한적인 나라이므로, 거꾸로 작물의 성질에 알맞는 흙을 만들어(개량) 재배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흙의 타고난 특성을 개량해 주는 일은 오늘날에도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근본대책을 외면하고, 손쉬운 비료나 영양제 등에 의존하여 작토층의 후천적인 성질만을 개량하면 소기의 성과를 얻기가 어렵고, 때로는 오히려 피해를 보는 수가 많다.
○모래흙 대책: 강변의 모래흙은 하성평탄지 중의 자연제방에 해당한다. 화강암지대에는 곡간에도 모래흙이 많다. 이곳은 땅콩이나, 가뭄에 강한 향부자, 해방풍, 우엉 등이 재배된다. 평야 안쪽으로 약간 들어가면 밭농사에 매우 적합한 사양토나 미사질토가 분포되어 있어, 무, 배추 등의 김장채소단지를 이루고, 또한 하우스 적지를 이룬다. 물 줄기에서 거리가 먼 내륙쪽이나, 산밑으로 갈수록 점질(粘質)로 되면서, 배수도 점차 나빠져서, 심한 경우 습지(늪지)로 된다.
모래밭은 점질흙과 부식질을 넣어주고, 반드시 관수(스프링클러, 살수호스 등)설비를 해야 소득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부식함량을 높인다고, 가축분뇨 발효부산물비료를 과다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부산물비료는 인산성분을 비롯한 비료분만 많고, 부식함량 증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는 퇴비와 다르다. 반드시 농가에서 산야초나 낙엽, 볏짚 등을 발효시킨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
○점질흙 개량: 작물이 잘 자라려면 흙 속에 20~25%정도의 공기가 있어야 하며, 흙속의 공기가 밖으로 잘 스며 나와야 한다. 점토함량이 20%를 넘거나, 지하수위가 높으면 공기비율이 낮아진다. 모래흙과 더불어 부식질을 높혀, 흙의 구조를 “떼알구조”로 만들어 준다. 또한 암거배수관을 묻어, 지하수위를 낮추고, 물 빠짐을 좋게 해야 한다.
점토함량이 지나치게 높아도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수분함량이 낮아진다. 볏짚, 풀 등을 표면에 깔아주어야 한다. 이를 “멀칭”이라 한다. 비 온 직후에 농작업을 하면 토양구조가 파괴되고 딱딱한 덩이로 뭉쳐져서 해롭다. 기계화 등, 농작업에 적당한 수분함량의 범위가 좁다.
잎담배, 잎들깨, 고구마, 참깨, 등은 점토함량이 비교적 높은 질참흙에도 잘 자란다. 그러나 지하수위는 낮아야 한다.
○ 지하수위가 높은 흙: 지하수위가 높으면 모래흙일지라도 물 빠짐이 나쁘고, 공기량이 모자라 습해를 입는다. 단 벼, 택사, 골풀과 인초, 미나리, 연 등과 같이 소택성 작물은 배수가 나빠도 자랄 수 있다.
그러나 항시 물이 차 있어 늪지상태일 필요는 없다. 즉 이들도 배수의 필요성이 있다. 즉 물관리를 할 수 있는 기반이어야 한다. 즉 지하수위가 지표면이나 지표면 가까이에 있는 매우불량지는 좋지 않다.
파, 양파, 투립 등과 같이 곧은 뿌리가 없이, 표토 얕은 곳에 실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작물은 지하수위가 높아도, 작토의 통기성만 확보되면 잘 자란다. 반면에 고추 등과 같은 심근성 작물과 도라지, 인삼 등의 뿌리작물은 반드시 지하수위가 깊어야 한다.
6. 맺음말
흙은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농업의 기반이지만, 그 성질을 잘 알고 적합한 관리와 이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피해가 잦다. 그러나 흙에 관한 기술이나, 지식은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는 수가 많다.
하지만, 눈에 보이고, 또 손으로 만져 알 수 있는 흙의 성질, 즉 타고난 성질을 잘 파악한 다음에, 후천적으로 개량되는 관리기술(시비, 배수, 보존대책 등)을 익혀 나간다면 쉽고, 또한 흥미 있다.
흙의 타고난 성질은 분포지형(땅 표면의 생김새), 토성(모래와 점질), 배수상태(지하수위, 물스밈성과 경사도 등이 지배)에 의하여 결정된다. 여기에 기후조건이 가미되어 토질의 성질이 결정된다. 또 재배코자하는 작물 품종의 유전성과 재배기술이 더하여져서 농산물의 품질이나 수량은 천차만별하게 된다.
효율적인 국토이용이 되게 하면서, 식량확보와 더불어 농가소득도 확보해 나가는 길을 모색 할 필요가 있다.
이 길은 각 고장의 토질을 잘 파악하여 토질에 가장 적합한 작물을 특산물로 삼아 가공, 최종상품화까지 발전시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므로서 일감 확보와 더불어 소득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널리 재배되고 있고 또 소비하는 식량작물 등은 작물이 좋아하는 토질이 되도록 개량해 나가면, 품질과 수량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끝”
농업과학기술원 민원상담관
농학박사 정연태(jyt0914@rda.go.kr)
1. 머리말
세상사람들은 흔히, 흙을 「만물의 어머니」라고도 하고, 때로는 인간도 「흙에서 태어나 흙으로 돌아간다」라고 말한다. 이는 흙 속과, 흙 위의 생명체들이 먹이사슬을 통하여 먹고살아 갈 수 있도록 식량자원을 생산.제공하고, 먹고 남은 찌꺼기와 폐기물을 생산활동에 다시 쓸 수 있도록, 분해 해 주는 순환을 맡고있기 때문이다.
흙의 성질은 타고난 형질 위에, 인간의 기술이 가미되면서 매우 복잡한 양상을 띈다. 각 고장의 특산물이나 명산물을 소개할 때면 항시 자기고장의 농산물 품질이 특출한 이유를 「토질」과 「기후」가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토질의 어떤 면이 영향을 미친 결과인지를 말하는 경우는 드물다.
여기서 우리는 흙의 성질과 작물 생육이나 품질과의 관계를 보다 명확히 알고 있을 필요가 있다. 그러나 「토양학」이나 「흙」에 관한 자료와 서적은 매우 어렵고 이해하기 힘들다고 말하면서, 알아보기를 포기하고 만다.
실제로 흙에 관한 대부분의 전문서적들은 매우 어렵다. 그 이유는 눈에 보이는 알기 쉬운 부분은 무시하거나 잘 알지 못하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양분상태나, 미생물상(微生物相) 등을 너무 강조한 결과이며, 토양분야 전문종사자들이 되 새겨 보아야 할 일이다.
2. 흙이란 무엇이며 왜 성질이 다른가?
흙은 여러 종류의 바위가 잘게 부셔져서 운반(운적토)되거나, 제자리에 남아서(잔적토), 혹은 식물체가 죽어서 쌓인 뒤, 주변환경(기상조건, 지형, 모재의 종류, 생물의 영향 등)이 장구한 시간을 두고 영향을 미쳐 만들어진 지구표면의 부드럽고 아주 얇은 부분이다. 비록 얇은 층이지만, 그 기능이 막중하기 때문에 흙을 잘 알고, 잘 이용하고 또 잘 보존하여야 한다.
즉, 흙을 만들어지게 하는 요인(토양생성인자)인 모재(무기질, 유기질 등), 지형(산, 야산, 산록, 곡간, 평지 등), 기후(온대, 열대, 한대, 습윤 또는 건조기후 등), 자라거나 살고있는 동식물, 토사나 유기물이 쌓인 후의 경과 시간 등에 따라 성질이 각기 다른 흙이 만들어진다. 즉 이들 5가지 인자의 미친 영향 차이에 따라 다르다.
3. 흙의 성질을 다르게 하는 인자들의 영향
○ 기후: 세계적 차원서는 기후가 토양의 성질을 다르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지만, 우리 나라는「온대습윤기후」에 속하는 작은 나라이므로 남쪽의 약간 기온이 높고, 강우량이 많으며, 태풍 등의 영향을 받기 쉬우며, 북쪽으로 갈수록 그 반대인 것, 외는 큰 차이가 없다. 그러나 바다와 강, 산과 들이 가미된 국지기상까지를 염두에 두면 매우 다양하다.
○ 지형: 흙 표면(겉가죽)의 생김새를 말하며, 기후가 동일한 우리 나라 토양의 성질이 달라지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다.
높은 곳에서부터 살펴보면, 산 정상부에는 고원과 완경사지가 있고, 그 아래로 급경사지인 산복(山腹:산허리), 다시 완경사지인 산록(山麓: 산발치)이 있다. 산 어귀에는 더욱 완경사지인 선상지, 곡간 등이 있고 이들이 우리 나라에서 흔한 지형이자 농경지 지형이다. 곡간이나 산록과 평야지 중간에는 대지(臺地: 평지보다 약간 높은 준평지)가 있다. 그리고 평탄지(하천의 운반물질이 쌓인 하성평탄지, 강물과 바다물이 합하여 퇴적된 하해혼성평탄지 등)가 들판을 이루고 있다.
전국 농경지 토양의 지형이나 토성 경사도 등은 각 시군별로 발간되어 있는 정밀토양도(精密土壤圖)에 잘 표시되어 있으므로 각 지역 농업기술센터에서 알아 볼 수 있다.
○ 모재: 모재란 흙이 만들어진 어미물질을 말한다. 즉 바위풍화물(무기모재)이냐, 니탄 등의 유기모재냐? 와 더불어, 바위풍화물이 제자리에 남은 것이냐? 혹은 운반된 것이냐? 바위의 종류(화강암, 석회암 등)에 따라 다르다. 지형 다음으로 중요하다.
그러므로 자기 고장이나 자기 밭의 성질을 알려면 모재와 지형을 알아야 한다.
또한 토성도 모재와 지형에 따라 결정된다.
○ 생물과 시간: 농경지토양은 인간의 지배를 크게 받아, 작물이라는 인공식생이 자라므로 생물인자의 영향이 낮지만, 지렁이나 해가없는 소동물은 많을수록 좋다. 또한 기생선충 등은 없어야 한다. 최근에는 특히 남부지방에서 시설원예작물의 연작 등으로 선충의 밀도가 높아져 피해를 보는 흙도 많다. 윤작(특히 벼 등의 담수작물), 고온담수처리, 약제살포 등으로 선충을 없애야 한다.
흙은 풍화 또는 퇴적된 후 시간이 경과될수록 고유한 성질을 띄게되고, 너무 오래된 흙은 양분이 씻긴지 오래되어 오히려 농사에 불리하다.
중장비의 이용이 쉬워진 오늘날은 생물인자의 일부이었던 인간의 영향이 한층 더 중요해졌다. 자연지형이나 모재는 수 억 년을 두고 서서히 자연과 평형을 이루었거나, 이루어 나가고 있는 과정이므로 큰 문제가 없다. 반면에 인간은 하루 밤사이에 산을 평지로 만들거나, 늪지를 대지로 둔갑시키는 등의 개벽을 하므로 그 부작용 또한 크다. 이들과 같이 50cm이상으로 깎였거나, 덮힌 흙, 광산지대의 오염지, 경지정리 등으로 심하게 섞인 흙 등을 「인위토(人爲土)」라고 한다. 인위토는 유해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직접 해를 주거나, 원래지층과의 투수불균형 등으로 딱딱한 경반층이 생성된다. 또한 침하(가라앉음) 등으로 배수가 나빠져서 뿌리의 부패와 병해의 발생원인 등이 되고 있다.
논에 원예작물(예: 경북 성주의 참외, 김천의 포도, 영주의 사과 등)이나 특용작물(예: 충남 금산의 인삼, 강원 평창의 당근과 양채류 등)을 재배코자 3-4년마다 30cm정도 높이의 흙을 여러 번 쌓아 만든 적토형 인위토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고, 또 우려된다.
4. 눈으로 보고 또 만져서 알 수 있는 토양성질
사람의 맨 눈으로 볼 수 있고, 또 손으로 만져보아 알 수 있는 흙의 성질이 흙의 골격을 이루는 근본적 성질이며, 이것을 알면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적, 미생물적 특성은 대체로 추측할 수 있다.
흙의 겉모습을 보고 그대로 볼 수 있는 것은 지형(경사와 굴곡 정도 등), 흙의 색깔, 식물의 자람새 등이며, 구뎅이를 파서 흙의 수직단면을 만들어(사람을 해부하는 것과 동일) 토층의 형상, 심토의 토색과 반문(얼룩), 토성, 지하수위 등을 볼 수 있다. 이들 성질은 좀체 변하지 않는 타고난 특성이므로 먼저 이 골격특성이 각 작물에 적당한 상태이어야 한다.
○ 지형과 흙의 성질: 산악山岳)에는 바위 풍화물이 비.바람에 씻기면서 남은 결과이므로, 두께가 얇고, 가뭄도 잘 타며, 척박하다. 씻김(토양침식)이 적은 야산은 흙의 두께가, 심한 경사지인 산악보다 깊어서 가뭄도 덜 타고, 뿌리가 뻗을 수 있는 깊이도 깊다. 따라서 큰 나무들이 자랄 수 있다. 그러나 너무 오래된 황토흙(적황색토)은 너무 점질이고, 양분이 지나치게 씻겨 없어져서 척박할 수 있다.
고산악의 정상부는 평평한 고원지나 완경사지를 이루면서 토심이 깊은 경우가 많다. 이는 침식이 약한 결과이다, 반면에 산허리(산복)은 급경사로서 침식이 심하여 토심이 얕고, 바위가 노출되어 있는 수가 많다.
산록부(산록경사지)는 산사태로 이동된 토사물질(붕적물질)이 쌓인 지형이므로, 토심이 깊고, 물 빠짐도 좋으므로 식물이 자라기에 적합하다. 그러나 큰 바위조각 등이 표면이나 표토에 많다면 밭을 갈기가 어려울 것이므로, 유실수나 과수원, 혹은 초지로 이용함이 좋을 것이다.
산지(산정, 산복, 산록 등)의 토성은 모암(바위의 종류)과 침식정도에 따라 다양하다. 대체로 화강암은 모래질함량이 높고, 퇴적암은 미사함량이 많으며, 석회암은 점토함량이 높다. 또 침식이 작을수록, 토심이 깊으면서 점토의 함량도 높아진다.
계곡 물에 의하여 운반된 토사가 골짜기 어귀에 쌓인 볼록한 부채꼴 모양의 「선상지(扇狀地)」는 산악국가인 우리 나라에서 매우 흔하다.
부채 손잡이 부분인 「선정부(扇頂部)」는 산록경사지와 비슷하여, 과수원에 적당하다. 지하수위가 낮고, 심토에 자갈과 돌이 많기 때문이다. 부채몸통에 해당하는 중간부분의 「선앙부(扇央部)」는 밭농사에 적당하지만, 부채 끝 부분인 둥근 가장자리의 「선단부(扇端部)」는 선정에서 땅속으로 스며든 물이 솟아 나는 부위이고, 세립질(細粒質)이므로 논농사에 적합하다.
그 아래의 곡간에는 더욱 작은 입자(세립질)들이 물에 씻겨 내려와서 쌓인 「곡간퇴적물」로서 양수분(養水分)지닐 힘도 크며, 경사지이기 때문에 지하수위가 낮아 밭농사에 적당할 것이다. 그러나 지하수위가 높아 물이 잘 빠지지 않는 곡간바닥(谷底部)이나, 곡간 아래쪽(곡간하부)는 논으로 쓰기에 적당하다.
하천이나 바다 물 등에 의하여 토사가 멀리 운반 퇴적된 충적지(충적평야)는 비옥하고 토심이 깊어 여러 가지 농사에 적합하지만, 국지지형에 따라 흙의 성질이 다르다. 이는 토성과 배수등급이 다르기 때문이다.
즉 물줄기 가까운 곳은 약간 높은 자연제방이므로, 모래흙이 대부분이다. 반면에 물줄기에서 가장 먼 쪽인 산밑은 약간 낮은 배후습지이다. 이곳은 지하수위가 높아 물이 잘 빠지지 않으며 점질흙이므로 논으로밖에 이용할 수 없다.
이들은 가뭄우려가 적은 옥답이므로 수리가 불안한 시절에는 제사를 책임진 종가댁 몫이었으나, 현재는 벼의 물 빼기가 어렵고, 기계화적성도 낮으므로, 모래가 많이 섞인 논보다 오히려 천덕구러기가 되었다. 비료를 조금만 더 주어도 쓰러지고, 농기계작업도 어렵고, 이모작이나 하우스농사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바다물의 영향을 받으면서 강어귀에 퇴적된 범람지나 간척지 등의 하해혼성평탄지도 토성이나 지하수위 등에 따라 적합한 작물이 다르다.
그러므로 지형은 토성(土性: 모래, 미사, 점토의 함유량으로 판단)과 지하수위, 경사도 등의 토양특성을 지배하므로 가장 중요한 인자이다.
○ 흙의 배수상태: 흔히 모래흙은 배수가 좋고, 점질토는 배수가 불량하다고 말하기 쉽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흙의 배수상태는 “지하수위”, “물스밈성(透水性)”, “표면 물흐름(流去)” 등에 의하여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들 세 가지 요소의 작용결과가 “토색”이다. 그러므로 배수상태를 알려면 단면의 토색(主土色 및 얼룩포함)을 보아야 한다.
배수가 “양호”하려면 지하수위가 낮고, 표면의 물 흐름이 있도록 약간 경사지며, 물스밈성이 빨라야 한다. 배수양호한 토양은 대부분의 밭 토양과 같이 주토색이 갈색, 적갈색, 황갈색, 적색 등 균일하면서 심토에도 얼룩(斑紋)이 없어야 한다.
배수 “약간양호”한 토양은 건답(이모작답)이나, 곡간바닥의 밭과 같이 지하수위가 100~80cm로 약간 높아서 심토가 연중 상당기간 동안 물에 포화되므로서 얼룩(회갈색,회색 등)이 생겨있다. 그러나 주토색은 갈색, 황갈색 등이다. 논은 물이 모자라지 않도록 유의하고, 밭은 경사가 없으면 습해를 볼 수도 있으므로 배수에 유의해야 한다.
배수 “약간불량”한 흙은 반습답과 같이 주토색이 회갈색, 회색이며, 얼룩은 적갈색, 갈색 등이다. 지하수위가 80~50cm로 비교적 높고, 유거도 늦은 평탄지이다. 배수 약간불량한 흙도 비가 적게 오는 겨울을 이용한 답리작이나, 하우스 등을 설치할 수 있다. 그러나 여름철의 밭 작물재배는 어렵다.
배수 “불량 또는 매우불량”한 흙은 주토색이 암회색, 청회색 등이며 심토에는 얼룩이 거의 없거나 없다. 모래흙일지라도 지하수위가 높으면 배수“불량”한 사질습답이 될 수 있다. 사질습답은 천장천 지대에 흔하다. 지하수위가 50cm이상으로 높고, 지형이 평탄 또는 오목하여 주변의 물이 고인다. 대부분의 밭작물재배가 어렵다.
○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 느끼는 토성: 토성은 모래, 미사, 점토의 함유비율로 결정되며, 밭작물은 이들 셋이 고루 섞인 「참흙(양토)」, 모래기가 약간 많은 「모래참흙(사양토)」,또는 점토함량이 약간 높은 「질참흙(식양토)」이어야 한다.
참흙은 손가락으로 부벼보면 까칠까칠한 모래기가 있으면서도 약간의 찰기가 있어 잘 뭉쳐진다. 모래참흙은 찰기가 거의 없어 약하게 뭉쳐진다. 한편 질참흙은 모래기가 거의 없거나 몇 알 정도로 느껴지면서 찰기가 강하다.
토성은 양분과 수분의 지닐힘을 지배하며, 물스밈성, 공기량 등에 큰 영향을 미친다. 점질이 25%이상으로 많으면 밭작물에 좋지 않다. 점토25%는 물기 있는 흙을 빚어보면 수제비와 같이 빚어진다. 점토함량이 많아질수록 빚어질 뿐 아니라, 부벼 보면 국수가락과 같이 “가락(土棒)”이 될 수도 있다. 이들은 논으로는 쓸 수는 있지만, 밭으로는 좋지 않다.
그러므로 밭 토양은 빚어지지 않거나, 겨우 빚어질 정도로 모래가 있어야 한다. 그러나 지나친 모래흙(모래 80%이상)이어서, 습기가 있어도 뭉쳐지지 않으면 양분과 수분지닐힘이 약하여, 양분부족과 가뭄피해가 염려된다. 약간 습기가 있는 반습토를 주먹으로 쥐어보면, 흙덩이가 만들어지고, 손바닥에 굴려보면 쉽게 깨어지는 것이 적당하다.
5. 흙의 성질에 맞는 작물과 적합한 흙 만들기
흙의 성질을 파악하여, 그 성질에 알맞는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토지자원이 풍부한 나라나 지역에서만 흙의 성질에 알맞는 작물을 골라 심을 수 있다. 즉 적지적작(適地適作)이 가능하다.
불행하게도 우리 나라는 토지자원이 극히 제한적인 나라이므로, 거꾸로 작물의 성질에 알맞는 흙을 만들어(개량) 재배할 수밖에 없다. 그렇지만 흙의 타고난 특성을 개량해 주는 일은 오늘날에도 상당히 비용이 많이 들고, 어려운 일이다.
그렇다고 해서, 근본대책을 외면하고, 손쉬운 비료나 영양제 등에 의존하여 작토층의 후천적인 성질만을 개량하면 소기의 성과를 얻기가 어렵고, 때로는 오히려 피해를 보는 수가 많다.
○모래흙 대책: 강변의 모래흙은 하성평탄지 중의 자연제방에 해당한다. 화강암지대에는 곡간에도 모래흙이 많다. 이곳은 땅콩이나, 가뭄에 강한 향부자, 해방풍, 우엉 등이 재배된다. 평야 안쪽으로 약간 들어가면 밭농사에 매우 적합한 사양토나 미사질토가 분포되어 있어, 무, 배추 등의 김장채소단지를 이루고, 또한 하우스 적지를 이룬다. 물 줄기에서 거리가 먼 내륙쪽이나, 산밑으로 갈수록 점질(粘質)로 되면서, 배수도 점차 나빠져서, 심한 경우 습지(늪지)로 된다.
모래밭은 점질흙과 부식질을 넣어주고, 반드시 관수(스프링클러, 살수호스 등)설비를 해야 소득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부식함량을 높인다고, 가축분뇨 발효부산물비료를 과다사용하는 사례가 많다. 그러나 부산물비료는 인산성분을 비롯한 비료분만 많고, 부식함량 증가에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이는 퇴비와 다르다. 반드시 농가에서 산야초나 낙엽, 볏짚 등을 발효시킨 퇴비를 사용해야 한다.
○점질흙 개량: 작물이 잘 자라려면 흙 속에 20~25%정도의 공기가 있어야 하며, 흙속의 공기가 밖으로 잘 스며 나와야 한다. 점토함량이 20%를 넘거나, 지하수위가 높으면 공기비율이 낮아진다. 모래흙과 더불어 부식질을 높혀, 흙의 구조를 “떼알구조”로 만들어 준다. 또한 암거배수관을 묻어, 지하수위를 낮추고, 물 빠짐을 좋게 해야 한다.
점토함량이 지나치게 높아도 작물이 이용할 수 있는 수분함량이 낮아진다. 볏짚, 풀 등을 표면에 깔아주어야 한다. 이를 “멀칭”이라 한다. 비 온 직후에 농작업을 하면 토양구조가 파괴되고 딱딱한 덩이로 뭉쳐져서 해롭다. 기계화 등, 농작업에 적당한 수분함량의 범위가 좁다.
잎담배, 잎들깨, 고구마, 참깨, 등은 점토함량이 비교적 높은 질참흙에도 잘 자란다. 그러나 지하수위는 낮아야 한다.
○ 지하수위가 높은 흙: 지하수위가 높으면 모래흙일지라도 물 빠짐이 나쁘고, 공기량이 모자라 습해를 입는다. 단 벼, 택사, 골풀과 인초, 미나리, 연 등과 같이 소택성 작물은 배수가 나빠도 자랄 수 있다.
그러나 항시 물이 차 있어 늪지상태일 필요는 없다. 즉 이들도 배수의 필요성이 있다. 즉 물관리를 할 수 있는 기반이어야 한다. 즉 지하수위가 지표면이나 지표면 가까이에 있는 매우불량지는 좋지 않다.
파, 양파, 투립 등과 같이 곧은 뿌리가 없이, 표토 얕은 곳에 실뿌리를 내리고 자라는 작물은 지하수위가 높아도, 작토의 통기성만 확보되면 잘 자란다. 반면에 고추 등과 같은 심근성 작물과 도라지, 인삼 등의 뿌리작물은 반드시 지하수위가 깊어야 한다.
6. 맺음말
흙은 우리와 가장 밀접한 관계에 있고, 농업의 기반이지만, 그 성질을 잘 알고 적합한 관리와 이용을 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한 피해가 잦다. 그러나 흙에 관한 기술이나, 지식은 너무 어렵다고 포기하는 수가 많다.
하지만, 눈에 보이고, 또 손으로 만져 알 수 있는 흙의 성질, 즉 타고난 성질을 잘 파악한 다음에, 후천적으로 개량되는 관리기술(시비, 배수, 보존대책 등)을 익혀 나간다면 쉽고, 또한 흥미 있다.
흙의 타고난 성질은 분포지형(땅 표면의 생김새), 토성(모래와 점질), 배수상태(지하수위, 물스밈성과 경사도 등이 지배)에 의하여 결정된다. 여기에 기후조건이 가미되어 토질의 성질이 결정된다. 또 재배코자하는 작물 품종의 유전성과 재배기술이 더하여져서 농산물의 품질이나 수량은 천차만별하게 된다.
효율적인 국토이용이 되게 하면서, 식량확보와 더불어 농가소득도 확보해 나가는 길을 모색 할 필요가 있다.
이 길은 각 고장의 토질을 잘 파악하여 토질에 가장 적합한 작물을 특산물로 삼아 가공, 최종상품화까지 발전시켜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므로서 일감 확보와 더불어 소득도 보장받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널리 재배되고 있고 또 소비하는 식량작물 등은 작물이 좋아하는 토질이 되도록 개량해 나가면, 품질과 수량을 올릴 수 있을 것이다. “끝”
출처 : 귀농을 꿈꾸는 사람들
글쓴이 : 황매산친구들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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