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하늘내린터로 오르는 길은 작은 마을을 지나는 아름다운 산 길이다.
산골의 단풍이 불이 붙고있었다.
인제군 원대리에 있는 하늘내린터 자연휴양농원.
이곳은 수년 전부터 나의 머리 속에서 왔다갔다 했던 이름이다.
본래 나는 사람의 인공적인 가공이 이루어진 야영장을 거부하는 못된 버릇 때문에
어떤 명칭이 붙은 야영장을 귀담아 놓지 않는 버릇이 생겨 버렸다.
하지만 가끔은 이곳은 참 좋은 곳이구나 ...하룻 밤 잠을 청해 보고 싶구나...
라고 생각을 하는 곳도 더러는 있다.
몇년전 누군가 한번 들려보세요..라고 말 해 주었던 곳이 인제 하늘내린터인데
또 다시 나의 생각 속에서는 멀어지고 말았었다.
그런데 이번에 필례약수터를 촌노님과 다녀 오면서 우연히 지나친 곳이 바로 이곳
하늘내린터였다.
자작나무숲을 향하던중 차량의 내비가 이 쪽을 통과하는 길을 잘못 안내한것이 이유였지만
입구의 하늘내린터라는 돌 간판을 보고는 잠시 동작이 굳어져 버렸다.
하지만 우리가 갈려고했던 자작나무 숲을 보기위해서는 이곳을 지나쳤다.
물론 나의 마음을 촌노님께 전달하고 이해를 구했으면 그는 쾌히 나의 뜻대로 하기를
허락했겠지만 우선은 처음의 목적했던 자작나무 숲이 먼저이기에 그곳을 향해 차를 몰았다.
자작나무 숲에 도착했을때는 안타깝게도 마감 시간이 넘어 버렸고 우리는 입장을 포기해야만했다.
그리고 촌노님과 헤어지고 나는 꼭 들러 보고싶었던 하늘내린터를 향해 다시 차를 되돌렸다.
이미 해가 얼마 남지 않은 늦은 오후였다.
입구 언덕 위에서 누군가 나의 차량을 보고는 "어디 가세요?"라고 묻는 소리가 들렸다.
"혹시 원장님 되세요?'
"그런데요...무슨 일이신지..."
그렇게 처음으로 원장님과의 만남이 어색하게 이루어졌다.
그는 마을에 잠시 볼일을 보고 올테니 농원을 둘러보고 있으라는 망르 남기고 트럭에
시동을 걸었다.
농원 안으로 오르는 산 길은 참으로 아름다운 길이다.
한번 쯤 꼭 걸어보고 싶은 길이다.
해가 넘어가기 시작하는 산골의 농원을 잠시 둘러 보았다.
숲으로 우거진 풍경이 자연 속에 푹 파뭍히는 느낌을 강하게 받는다.
이곳 하늘내린터 카페는 소개의 글에서 중간에 다음과 같은 문구를 써 놓고있다.
한바퀴 휘둘러 병풍처럼 둘러친 심산유곡 웅장함 느끼시고
멀리 킬리마자로 빼어닮은 설억 대청 하염없이 바라보시다
거기 어둠이 내리면 그냥 오늘이 막을 내렸구나 하며 자연 속에 뭍혀버리세요...
이곳의 능선을 오르면 설악대청봉이 보인다고한다.
900고지 중에 이곳 농원은 600고지에 자리하고있다.
그 크기도 3만평의 방대한 규모다.
원장님이 오기를 기다리며 잠시 숲길을 걸었다.
해 질녘... 가을의 쓸쓸함이 묻어 나왔다.
이곳에는 생태숲 체험길이 아주 아름답게 만들어져 있다.
맨발로도 걸을 수 있도록 잔디를 가꾸어 놓았다.
잠시 해 지는 산길을 조금 오르고 있는데 멀리서 트럭이 오르는
소리가 들려왔다.
몇마디 인사를 나눈 우리는 아담하게 만들어 놓은 고추 밭 옆의
정자에 올랐다.
아내가 커피 한잔을 준비하여 주었다.
해가 다 넘어간 저녁에 우리는 이야기를 시작했다.
"어떻게 이렇게 방대한 농원을 꾸릴 생각을 하셨는지요?"
나는 우선 그 질문부터 시작했다.
"저는 본래 농학박사입니다. 지금은 귀농귀촌을 돕는 일을 하고 있지만요..."
그의 미소짓는 얼굴은 조금 귀여운 느낌도 가진다.
그는 화전민 5가구가 살던 이 깊은 골짜기를 자력으로 일구어 가기 시작했고
나중에는 인제군의 지원과 협조도 얻어내게 된것같다.
"이곳에서 귀농귀촌을 꿈꾸시는 분들이 올바르게 정착할수 있는 방법도 배우고
스스로 미리 체험해 보면서 여러 작물들도 가꾸어 보게 됩니다.
실질적인 경험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그럼...캠핑장은 운영할 생각은 어떻게...?"
나는 조금 테마를 바꾸어 보았다.
사실 내가 가장 관심을 가지는 분야이기도하고...
"자연 속에서의 힐링을 목표로하는 캠핑을 보고 농원의 일부를
개방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다녀가신 분들이 아주 만족을 하시구요...ㅎ"
그의 캠핑에 대한 관점은 나와 정확히 일치하는 면이 있어서
우리들은 이 부분에서 상당히 오랫동안 이야기를 이어갔다.
이곳은 20여팀 밖에 받지 않는 예약제이며 예약을 받는 과정에도
엄격한 제약을 두고있다.
예약 과정에 이곳의 캠핑 조건에대한 상당히 여러가지의 질문에
"예"라는 대답을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신이 만든 쓰레기는 되 가져가야하며 (음식 쓰레기는 퇴비장에 받는다)
담배도 금지되어있다.
"이렇게 좋은 환경에서 경제적인 욕심을 부릴수도 있을텐데요..."
나는 직구성적인 질문을 던졌다.
"마음만 먹으면 그럴수도 있겠지요...하지만 자연 속에서의 캠핑조건에도
그것은 어긋나며 농원을 헤칠수도있고 본래의 취지 목적인 귀농귀촌의 학습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제가 돈에대한 욕심만 부렸다면 이렇지 않았겠지요...ㅎ"
그의 직함은 상당히 여러가지다. 숲 해설가, 귀농귀촌 자문가, 사이버 농산물판매, 약초재배가...
나는 진심에서 조경스러운 생각이라는 말씀을 전했다.
사람이 자신의 뜻을 세우고 초심을 유지해 나간다는것은 말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진정한 캠핑이란 어떤것일까...?
나는 이것에 많은 질문과 답을 반복해왔다.
진정한캠핑? 이 말에는 분명 어폐가있다.
다만 호소력이 배인 어투를 찾다 보니 나온 말이다.
'길 위애서'라는 카페를 개설하고 2개월의 캠핑 일정이 끝나가고있다.
한 사람이라도 얼굴을 더 만나 보려는 욕심을 부려보며 주말의 일정을 소화하고있다.
"먹는것을 최소화 하자고 말씀 하시며 이렇게 먹거리가 푸짐하게 나옵니까?..ㅎㅎ"
촌노님이 자주 웃으며 하는 농담이 떼캠에서 나올때가 있다.
그만큼 나의 캠핑에대한 철학을 알고 있다는 반증일것이다.
이제 2개월의캠핑 일정이 끝나면 본연의 캠핑 모습으로 돌아 갈 것이다.
하늘내린터 원장님과의 캠핑 이야기는 같은 코드에 접속되어있었다.
그는 어둠이 내려 앉는 늦은 시간 속에서도 나에게 친절히 이곳 저곳을
안내하기 시작했다.
"이곳에는 여러 가지의 체험장이 있습니다. 야영은 화전민의 집터를 중심으로
분포를 시켰구요..."
그가 이곳을 이렇게 만들기 까지는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보인다.
이곳에는 다양한 코스의 산책로가 조성되어있다.
모두 다 자연 그대로의 상태를 조금 다듬은것들이다.
이곳의 야영장은 여러 형태의 특성들로 나누어져 있으며
예약자들의 취향과 편리를 고려하여 자리 배정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가 있을 법한 이곳은 필요에 따라 구분해서 개방한다고 했다.
이곳에는 수도시설이 없다.
약수터 물을 이용한다.
물론 전기를 사용할 수도 없으며 화장실도 재래식이다.
이곳은 자작나무숲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4시간 정도의 코스라고 말해주었다.
이곳에는 임도 길이 상당히 길게 한 바퀴 돌수 있도록 조성되어 있는데
잔체를 한바퀴 도는데는 9시간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한다.
이곳에서는 MTB 전국대회를 3회나 개최 하기도 했을 정도로
아름다운 산길이 길게 이어지는 곳이다.
600고지에서 완만하게 돌아가는 산 길은 트레킹의 코스로도 안성마춤이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자신의 체력에 맞게 계회을 세우기에도 무리가 없어 보인다.
"늦은 시간임에도 너무 많이 애 써 주셨습니다."
기념 사진을 한장 남기며 나는 진심에서 감사의 표현을 전했다.
어두워 지지만 않는다면 좀 더 그와 이야기를 나누며 많은 곳을 걸어보고 싶었지만
너무 늦은 시간에 이곳을 찾은 안타까움이 있었다.
그의 이야기는 조리가 있으면서도 재미있는 표현들을 섞어
듣는이로 하여금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마력이 있었다.
자연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우러 나오는 것이리라...
인제로 캠핑을 나오면서 또 한 사람 소중한 인연을 만들었다.
그는 배우고 싶은것이 많은 사람이다.
그와 나눈 이야기는 10분의1도 옮기지 못했지만 차차후로 미루어 보련다.
아마도 멀지 않은 시간에 그와 또 한장의 사진을 남길지도 모른다.
생활이 나의 목 덜미를 끌지 않았다면
아마도 나는 그날 밤 그곳에 바로 텐트를 세웠을것이다.
"한번 찾은 사람들이 다시 오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ㅎ"
그의 이 말은 사실일것이다.
해가 진 후에 이동하며 급히 찍은 사진들이 많아
대부분 초점이 맞지 않은 모습들입니다.
이해를 구하면서 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