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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천상의 화원 "곰배령"

하늘내린터 원장 2012. 9. 6. 08:35

8월에는 정기산행이 없어 번개산행(?)으로 메스컴을 통해 최근 많이 알려진 곰배령을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곰배령은 강원도 인제군 귀둔리 곰배골 마을에서 진동리 설피밭 마을로 넘어가는 고개로 점봉산(해발 1424m) 남쪽 능선에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 고개는 ‘곰이 배를 보이고 누운 것처럼 생겼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라고 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각양 각색의 들꽃이 지천을 이뤄 독특한 아름다움을 뽐내는 곳이라고 합니다. 이런 연유에서 천연원시림보호구역으로 지정된 생태계의 보고이기도 하며 점봉산 일대는 설악산국립공원에 속해 있으나 1987년부터 일반인의 출입을 제한해오다 22년 만인 2009년 7월에 일반인에게도 개방되었다고 합니다. 

보호수종이 많다 보니 국유림관리소에서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산행하는 중간 중간에 많이 볼 수 있는 팻말)으로 지정했고,국립공원관리공단에서는 비정규 등산로로 묶어 놓아 출입이 제한되고 접근이 불편해 외지인의 발길도 뜸하여 그 덕에 원시림이 온전하게 남아 있는 곳 입니다. 


하루 입장인원이 200명으로 제한이 되어있고 오전 9시, 10시, 11시로 입장시간도 하루 3회로 정해져 있습니다. 탐방 신청은 산림청 홈페이지에서 20일 9시부터 다음달의 탐방을 인터넷으로 실명 예약해야 하며 한 사람이 두명까지 동반자를 예약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8월26일의 탐방을 위해 선착순임을 감안해 사전에 3명의 이름으로 산림청 홈페이지에 회원등록을 하고 7월20일 아침부터 9명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들고 컴앞에서 새벽부터 초조하게 대기하고 있다 9시가 되자마자 3명의 회원이름으로 10시 탐방 예약을 하고 각각 동반자 등록을 마쳤습니다. 예약을 몇번이고 확인한 후에 한 달을 넘게 들뜬 마음으로 천상화원을 거닐 기대를 하고 무더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탐방 당일 새벽 6시에 자양동 건대동문회관에서 집결을 해서 렌트한 12인승 미니밴에 9명이 탑승하여 서울-춘천 고속도로를 이용하여 동홍천 IC로 나와 44번 국도를 타고 철정터널 지나 451번 지방도로를 타고 현리에서 방동리 방면 418지방도로에서 조침령 터널 가기 전에서 진동계곡으로 좌회전 하여 진동리에 있는 점봉산생태관리센터 주차장에 9시 45분에 도착하였습니다. 승용시간은 대략 2시간 50분 정도 인것 같습니다. 



고개 들머리인 진동리는 점봉산에서 단목령, 북암령, 조침령, 구룡령으로 이어지는 백두대간 산자락 밑에 터를 잡은 오지마을로 대간을 넘나드는 바람이 거세 비와 안개가 잦고 설피밭이라는 지명이 생길 정도로 눈도 많이 내린다고 합니다. 주차장에서 짐을 정리한 후에 생태관리센터에 가서 신분증을 제시하고 예약자 명부와 대조한 후에 탐방객 확인 목걸이(?)를 받아 들고 입장을 하였습니다. 강선마을을 지나 있는 곰배령 입구 생태감시초소에서 다시 이 목걸이로 확인을 받고 입장해야 합니다.


곰배령은 진동리 설피마을에서 강선마을을 거쳐 오르는 길이 유일하며, 점봉산 산림생태관리소에서 곰배령까지는 5㎞. 왕복 4시간쯤 소요되는 것으로 나와 있습니다. 


관리소에서 강선마을까지는 널찍하고 유순한 숲길로 되어 있습니다. 



완만한 경사와 원시림의 나무들이 햇빛도 가려 주어 여유롭게 산책하 듯 자연풍광을 즐기며 산행하기 좋은 곳입니다. 




강선마을에 이르는 산길은 옆으로 맑은 물이 흐르는 계곡이 계속이어지고 청아한 물흐는 소리는 자연이 작곡한 산행행진곡인양 발걸음을 한결 가볍게 해줍니다. 



흙길과 길옆의 자연숲이 마음을 한결 편하게 해줍니다. 집앞에 끌어다 놓고 하루종일이라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아름들이 활엽수와... 




양치식물과...



야생화까지... 



생태관리센터에서 강선마을까지는 곰배령 탐방길에서는 요리로 치면 전채요리에 불과한데... 강선리에서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곰배령탐방길이 한 층 더 기대되는 이유입니다^^



키큰 잣나무 숲도 지나




산책하듯 30분쯤 오르면 산골마을 강선리가 나타납니다. 



국립공원이나 문화재가 있는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눈쌀을 찌푸리게 하는 개념없는 인공물들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자연과 조화되어 하나가 되는 소박한 우편함이 문화재청을 비롯한 각처의 관련 공무원분들이 보고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오지의 마을답게(?) 마을 곳곳에도 꽃이 만발하고 



담장 위에도...



장독대에도..



인적없던 조용했던 마을에는 탐방객들로 붐비고, 아이들과 함께 온 가족들과 간편한 차림에서 식물원에 가족 나들이 온 듯한 행복함이 엿보이는 표정들입니다.



이곳 강선리 마을에서 계곡을 건너 초소를 자나면서 본격적인 산행이시작됩니다. 



진동계곡을 끼고 가는 이 길은 고갯마루에 오르기 직전만 가파를 뿐 전체적으로 완만하고 원시림으로 둘러싸인 길은 하늘이 가려져 그늘이 져있고 몇일 전 내린 비도 마르지 않아 곳곳이 질퍽한 상태로 흙먼지도 없어 상쾌한 공기를 흠뻑 들어 마시며 산림욕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합니다.



산행길 곳곳에는 야생화가 반갑게 맞아 주고...



초소에서 1.5km  오른 지점에 계곡 옆에 벤치가 놓여 있는 쉼터가 있어 맑은 계곡 물에 땀을 식힐 수가 있습니다.



쉼터 옆의 나무에 서식하는 이름을 알 수 없는 양생류와 곤충...



숲은 여전히 하늘을 가리고 있어 날씨가 흐린 것인지 햇빛이 가려져 있는지 알 수가 없고 턱 밑까지 숨이 차오를 무렵 하늘이 열리며 곰배령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계속된 그늘에 맑은 하늘이 눈이 부시지만 따사로운 햇살이 반갑기만 합니다. 


점봉산 정상에서 남쪽으로 2.5㎞쯤 떨어진 곰배령은 오래 전 인위적으로 형성된 초원이라고 하며 봄부터 가을까지 피고 지는 들꽃이 지천에 널려 있습니다. 


곰배령 정상에서는 생태관리소에서 깔아놓은 나무데크 위에서만 걸으며 야생화를 감상할 수 가 있습니다.



나무데크 위에서만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24-70mm줌렌즈만 가져간 터라 잡아 당겨 찍은 꽃이 이정도 입니다.



데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야생화도 찍어 보았습니다.



먼발치에서 사랑하는 사람을 바라보듯...



때로는 조금 더 가까이 다가서고 싶지만...



아쉬움은 남지만 이런 통제가 없다면 이곳은 필시 탐방객들이 누비고 다녀 천상의 정원이 아닌 "쑥대밭"으로 변해 있을지도 모른다는 안도감이 있습니다. 



아쉬움을 달래가며 데크 주변의 야생화들을 관찰해 보았습니다.






나무데크를 따라 가면 헬기장 지나 산림대장군, 산림여장군 앞에서 길이 끊겨서 점봉산으로 넘어가는 대간 길목은 출입금지가 됩니다. 




오후 2시면 정상에서 모두 하산을 하도록 통제를 하고 있습니다. 하산 전에 나무데크에 걸터 앉아 사방을 둘러보니 곰배령 옆으로 작은 점봉산(1295m)과 호랑이코빼기(1219m)가 능선으로 이어진 모양이 파란하늘과 힌구름과 조화를 이루며 아름답게 펼쳐집니다. 반대편 우뚝 솟은 가칠봉(1240m)이 손에 잡힐 듯 가깝고 멀리 구름이 걸터앉은 설악산이 아련하게 다가옵니다. 


구속은 우리를 불편하게 하지만 절제된 통제는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는 때로는 필요하기도 한 것 같습니다. 이날의 산행에서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또다른 풍경은 산행길 곳곳에서 흉물스럽게 나무가지에 메어 놓은 "00산악회"라는 리본입니다. 

출처 : 하늘내린터를 찾아 귀농귀촌하기
글쓴이 : 하늘내린터(김황년)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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